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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23일 일요일
EBS 다큐 _ '놀이의 반란'을 보고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면, 기본적으로 그 근본이 되는 놀이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BS 다큐 '놀이의 반란'을 보면서 내가 어릴 때 재미있게 놀았었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보니 나는 생각보다 나이를 꽤 먹을 때까지 넉넉하게 놀았던 것 같다.
자발성과 주도성이 ....지극히 넘쳤던 아이라고 할까.
옆집 어린 동생네에 당연히 놀러가서 그 집에 넘쳐나는 장난감으로 그 집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아파트 복도에 물풀장을 꺼내놓고 미끄럼틀을 끌어내서 물장구치고 놀고, 플레이 타임 가서 실컷 뛰어다니고 내가 먹고 싶은 거 사먹고, 해운대 바닷가에서 돌을 뒤집어가며 게나 물고기를 잡기도 하고, 동생들 이끌고 대장 놀이도 하고, 운동장 가서 뛰어놀고, 놀이터 바닥을 파서 츄파츄스 통에 물을 담아 묻어보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이 놀았네?
나팔꽃 씨를 물적신 솜에 싹을 틔워서 화분에 키워보기도 하고, 엄마가 키운 가지 똑 따서 요리하겠다고 칼로 난도질하고...
늦게 일어나는 탓에 내가 키운 나팔꽃을 못보고 등교하는게 아쉽기도 했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뭘 해도 잘못했다고는 안했던 거 같다.
딱 하나 빼고.... 동생 때릴 때 빼고는.
진짜 재밌게 놀았었는데, 왜 요즘은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을까?
놀이의 반란에서 계속 아이에게 자율적으로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아이가 주도해서 부모가 함께 '재미있게' 놀아주라고 세뇌시키듯 방송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자칫 잘못하면 놀아주는 것도 어렵고 끔찍한 일로 부모에게는 여겨지겠구나 싶었다. (물론 다큐 제목이 놀이의 반란인 이유는 우리가 가볍게 생각하는 놀이가 사실 사회성, 창의성, 문제 해결능력 등이 길러준다는 것이 놀랍다는 의미겠지만)
요즘 내가 보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생각이 난다. 아이들끼리 뛰어 놀기도 많이 놀고, 아빠랑 이것 저것 같이 하고 아이가 재료를 가져오면 아빠가 밥해줘서 밥먹고 그 동네 집에서 잠자고 그런 프로그램이다. TV 프로그램이다보니 아이들에게 미션을 준다던지 몰래 카메라를 한다던지 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요소가 분명히 있긴 하지만 내가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아빠와 아이가 점점 친밀해져가고 아빠와 보내는 시간을 점점 즐겁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열려가는 마음과 표현 부분이다. 아빠와 아이들이 같이 하는 미션은 생각보다 없다. 그렇지만 같은 것을 보고 먹고 이야기하면서 분명 아이들과 아빠들은 즐거워하고 달라지고 있다. 난 이게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놀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능동적으로 이 세상을 탐험하면 부모는 뒤에서 바라보거나 눈치채지 못하게 서포트해주거나 더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리고 아이들이 돌아와서 어떻게 재밌게 놀았는지 이야기해주면 그 시간을 통해 유대를 쌓는 것.
그게 부모와 아이의 진정한 놀이 방법이 아닐까?
이번 글을 짧게 쓰고 나서 엄마에게 내가 참 많이도 놀았다고, 바닷가에서 돌도 뒤집고 게도 잡고 하지 않았냐고 이야기 했더니 엄마가 다시 알려주시기로는 처음에는 내가 양손에 게를 들고 왔었더랬단다. 그렇게 콘도 앞에서 '엄마 손에 물도 담아왔는데 물은 다 빠져버려서 게가 말라버렸어.' 라고 울상이었더랬다. 그래서 엄마가 '그럼 다음에는 컵이라던가 작은 바가지를 들고 가서 담아오면 되지.' 하고 그 다음번 바닷가 출격때는 내가 잊고 나갈까봐 조그마한 용기를 챙겨줬는데 제 딴엔 꽤나 편리했던지 그 다음 번엔 내가 스스로 더 큰 대야를 챙겨 나가더란다. 그 다음번엔 사촌들을 데리고 가서 돌을 뒤집어 게를 잡는 걸 가르쳤다.
그 다음엔? 망둥어 사촌을 잡았는데 물고기를 잡은 건 처음이라 의기양양해서 콘도에 가져왔는데 밖에 내다놨더니 날도 덥고 그늘도 없어서 그런가 죽어버렸다.
죽어버렸다고 엄마에게 말했더니 '이 물고기가 덥고 산소가 없어서 죽어버린거야. 비슷한 환경이 아니니까 살기 힘들겠지.' 라고 말을 해줬더니...내가 그 다음 날엔 바가지에 모래를 담고 물을 담은 다음에 해초가 붙어있는 작은 돌멩이들을 몇개 주워다가 비슷한 환경을 꾸며서 물고기를 잡아다 들고 왔다고...(이건 나도 기억난다.) 그렇게 잡아온 물고기는 3일 넘게 살았다.
이 이야기를 듣고나서 나는 나 혼자서 잘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알게 모르게 엄마가 챙겨준 게 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깨닫고나니 '아빠 어디가'에서 아이들이 재료를 찾으러 떠나서 멍멍이랑 놀기도 하고 올챙이를 잡기도 하는데 내 입장에선 아이들이 얼른 재료를 찾으러 가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 걸 내버려두는 것도 놀이를 알려주는 방식이구나 싶다. 단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는 강제가 아니라 넌지시 조언처럼 던져야 한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다!
(그렇다고 놀기만 한 아이가 창의적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책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재능이라 말하는 것은 지루한 연습을 매일매일 반복하여 쌓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책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상세 리뷰 )
그러니 '놀이의 반란'을 보고 지극한 스트레스를 겪는다면, 그런 걱정이랑 던져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들은 원래 놀이 만들어내서 놀기에 천재적이다. 다만 중간중간 도움이 필요할 뿐. 그렇게 생각하면 어깨가 가벼워지지 않을까?
어쨌거나 놀이라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하는 게임 기획의 기본도 다 내가 어릴적에 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했던 놀이들을 다 디지털로 옮겨온 것이니까.
기획의 근본은 그런 것이 아닐까?
내가 재밌다고 즐겁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현실에 구체화시키는 것. 그야말로 세상에 나만의 놀이를 재구성하고 만들고 놀 준비를 하는 과정과 흡사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들만 재밌게 놀 게 아니라, 어른도 노는 게 중요하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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